ASR Emitter II Exclusive amplifier

당신은 당신의 스테레오를 들으면서 이 글을 읽고 있는가? 어떤 음악이든, 당신이 듣고 있는 것은 엄연히 말해 주택의 전기 설비에서 공급되는 전원이 앰프와 오디오를 통해 음향화 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장비가 제 아무리 좋더라도 음질의 청명함은 근본적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여러분 가정의 전원장치에서 비롯된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여러분의 음악감상은 불행하게도 질 나쁜 전기 때문에 방해를 받는 것이다.

여러분은 아마도 위와 비슷한 메시지를 Line conditioner, power regenerator, isolation transformer 등을 판매하는 업자들을 통해 몇 번이고 접해 왔을 것이다. 물론, 소위 광고라는 것이 대게 과장으로 포장된다고는 하지만, 이것이 근본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전원을 고르게 정화하는 일은 분명 도움이 된다. 다만,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아예 교류 전기에 의존하지 않고 배터리를 쓰는 것이다. 1980년대 초, 9볼트 배터리의 전원을 이용한 Marcoff PPA-1 헤드앰프는 이 방법이 실로 얼마나 맑은 음색을 가능케 하는지 보여준 좋은 사례였다. 최근에 출시된 유사 제품으로는 충전지로 작동되는 Sutherland의 PhD photo preamp가 있다. 이 앰프는 다른 배터리 옵션도 제공하는데, 현재 Trigon 과 Phenomena 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어느 컴포넌트 오디오도 사실 그렇게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진 않는다. ASR Emitter II Exclusive는 말하자면 배터리로 작동하는 “amplifier” 이다. 충전 전지는 이 앰프의 드라이버 단계까지만 전력을 제공하며, 설계자에게 있어 이는 매우 중요한 점이라고 한다. 게다가, 이 배터리는 plug-in option 이다. 자체 제공되는 케이스에 6볼트 12 Ampere-Hour, 총 400,000 Microfarad 의 capacitance를 제공하는 6개의 배터리가 장착되는데, 1회 최대 충전으로 약 100시간 동안 Driver Stage 에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배터리의 컨디션을 개선하고 방전 레벨을 억제하기 위해 약 2일정도 기기를 재생상태로 둔 후, 반 나절 동안을 Stand by 상태로 방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개발자들은 조언한다. 배터리의 충전과 고갈되었을 때 AC전원으로 전환하는 등의 작업은 모두 Optical Digital Logic Circuit 이 제어한다. 쉽게 말해, 여러분은 ASR의 자동화 기능 덕택에 전원과 관련하여 추가적인 신경을 전혀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굳이 배터리를 제외하더라도 이 Emitter II는 기발하고 흥미로운 제품임에 틀림없다. Emitter II의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방열 장치가 되어 있는 큼직한 케이스에 두 개의 육중한 Outboard power supply가 장착되어 있다. 이는 정원용 호스 굵기의 은빛 케이블과 주먹 크기의 멀티핀 커넥터를 통해서 앰프로 연결된다. 개발자인 프리드리히 섀퍼는 (Friedrich Schäfer) 금속 케이스를 별로 좋아하기 않기에 이번 Emitter II의 케이스의 테두리는 마치 Basis Exclusive phono preamp처럼 깊은 틴트 처리가 된 아크릴로 만들어졌다. (다만, Power Supply와 배터리 팩의 케이스는 금속 소재로 만들어졌다.) 속을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에 개발자는 내부의 LED장치를 통해 앰프의 상태를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볼륨 컨트롤러가 장착된 파워앰프

프리드리히 섀퍼는 필자에게 Emitter II가 비록 볼륨 컨트롤과 입력 스위치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이것은 결코 인티 앰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Emitter II는 relay-based 스위치 장치와 볼륨 컨트롤을 갖춘 250Wpc 또는 500Wpc의 멀티인풋 “파워앰프” 이다. (물론 이것도 Stereophile이 인티 앰프를 정의하는 기준에 들어맞긴 한다.) 볼륨은 32 precision stepped relay로 조정하는 rotary pulse encoder를 통해 컨트롤된다. 입력 신호는 50레벨부터 아래로 갈수록 서서히 감소하도록 되어 있으며 50 이상의 볼륨 레벨에서의 신호는 더 이상 볼륨 컨트롤을 거치지 않는다고 개발자는 말했다. 대신 52부터 최고치인 76까지의 볼륨은 소음을 극소화한 게인 장치를 통해 만들어진다. 개발자는 우리에게 이 앰프는 설명서에 제시된 것처럼 51 볼륨에서 원음의 음량으로 앰프를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약 20dB정도의 게인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아마도 John Atkinson의 측정 결과가 이 문제에 대한 진실을 밝혀 줄 것이다.

리뷰를 위해 제공된 Emitter II는 다섯 쌍의 라인 레벨 unbalanced RCA input, 한 세트의 balanced input(이 인풋 신호는 내부 장치를 통해 unbalanced 전환된다), 두 개의 RCA Tape Out 잭이 포함되어있다. Direkt라고 표시된 RCA인풋은 switching relay를 거치지 않고 은 도선을 통해 곧바로 볼륨 컨트롤로 relay되어 연결된다. 이 인풋은 또한 독자적인 접지장치를 갖추고 있으며 사실상 가장 음질이 우수하고 소음이 적은 신호를 제공한다. 다만 이 Direkt는 다른 인풋으로 전환할 경우에도 그 곳의 신호가 차단되지 않아 두 종류의 신호가 동시에 들리게 되므로 single source system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Emitter II는 사용자가 두 set의 스피커 터미널, front/rear mounted 헤드폰 잭, 혹은 테이프 모니터 스위치를 포함시키길 원할 경우 커스텀 제작이 가능하다. Emitter II의 내부는 FET op-amp IC 인풋 스테이지, 초고속(very fast) MOSFET 드라이버 스테이지, 아웃풋으로 독자적인 power supply를 갖춘 다섯 개의 고출력 오디오 MOSFET으로 구성되어 있다. ASR은 이 앰프는 offset regulation을 충족시킨 direct-coupled operation을 위해 “거의 모든” 과정에서 축전기(Capacitor)를 거치지 않아 “A급”의 작동을 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각각의 outboard 파워 서플라이와 육중한 두 개의 변압 장치는 따로 정류되고 pre-buffer된 독립된 전압을 생성하여 인풋, 드라이버, 아웃풋, 마이크로프로세서 컨트롤 회로에 전원을 공급 한다.

앰프의 모든 제어는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의해 이루어진다. 우수한 음질을 제공하는 Basis Exclusive phono preamp에서 셰퍼는 특이하게도 microphone preamp op-amp를 사용했다. 그러나 Emitter II에서 그는 input stage에 video op-amp를 사용했다. 그는 이것이 보다 음질이 좋다고 말하며, 낮은 open-loop 게인 덕택에 audio op-amp보다 덜 “기계적”이라고 설명했다.

Emitter II의 본체는 비교적 크다. Emitter II는 배터리 옵션에 따라 두 개 또는 세 개의 전원 장치와 함께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배치하는 데에 골머리를 썩힐 수 있다.

필자가 사용한 것과 같이 소스기기와 프리앰프를 좌우에, 파워앰프를 중앙에 배치시킨 시스템의 경우, 매우 긴 스피커 케이블을 사용하거나 긴 길이의 Interconnect를 몇 개씩 소스기기와 앰프 사이에 장치하는 수 밖에 없다. 물론 대부분의 사용자의 경우 Emitter II와 다른 소스기기를 모두 랙에 장치하겠지만, 필자의 경우 후자가 가장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필자는 또한, 4개의 인풋을 교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가능한 Manley Skipjack을 사용해 보았다. 이것을 사용하면 한 개의 긴 Interconnect를 이용해 소스기기와 ASR앰프를 연결하기만 하는 것으로 작업이 끝난다. ASR 제품의 큼직한 터미널은 스피커와의 연결을 한층 수월하고 안전하게 끝낼 수 있게 도와준다. 비록 앰프가 자체적으로 안전장치 역할을 하도록 설계되었지만, single-speaker-per-channel 버전에서는 스피커 터미널과 출력 트랜지스터 간 relay가 없이 직결 연결을 사용한다. 따라서 설명서는 스피커 케이블이 누전이 일어나지 않도록 전원을 켜기 전에 확인하도록 주의를 주고 있다.

Emitter II Exclusive는 세 개의 AC잭을 필요로 한다. 둘은 각각의 Power Supply에, 하나는 배터리 팩에 사용된다. 연결이 끝나면 스위치를 off에서 1, 2 혹은 스탠바이 상태로 전환하면 사용 준비는 모두 끝난 것이다. 스위치를 1로 설정할 경우 절전 모드가 되며 0-61dB의 음량을 사용할 수 있다. 스위치를 2로 전환하면 절전 설정이 해제되며 0-76dB까지 조정할 수 있다. 스탠바이 모드에서 Emitter II는 리모컨으로도 조작할 수 있다.

전원을 켰을 때, Emitter II는 자동적으로 Checklist 과정에 들어간 후 재생 대기 상태가 된다. 리모컨의 Mode버튼을 통해 몇 가지의 조작 옵션을 교대할 수 있으며 사용자는 LED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인풋 밸런스, 절전 모드에서 정상 모드로 돌아오는 임계 볼륨 레벨, 디스플레이의 밝기 등을 설정할 수 있다. 리모컨은 또한 볼륨을 조정하고, operation mode를 전환하고, 음 소거를 제어할 수도 있다. 운용 면에 있어서 ASR Emitter II는 매우 현대적이고 사용하기 간편한 제품임에 틀림이 없다.

깊은 소리

뉴욕에서 활동하는 stereophile의 리뷰어들이 최근 이 Emitter II를 lyric HiFi와 4타워의 Nola Grand Reference loudspeaker 에 물린 사운드를 시청하게 하기 위해 초대되었다. 오디오 대리점에서 직접 실시하는 시청은 굉장히 까다로우며 변수가 많고 대체로 원하는 정보를 얻지 못한 채 끝나기 일쑤이다. 그러나 경험이 충분한 리뷰어라면 어느 정도 제품의 질에 대한 큰 그림을 얻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Lyric과 Nola, 그리고 Emitter II Exclusive의 조합은 베이스가 무겁고 거대한 사운드의 이미지와 스테이징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전체적인 느낌이 생각보다 쉽사리 파악된 나머지 나는 Emitter II를 집에 가져가 다시 한번 시청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Wilson Audio MAXX2를 통해 시청한 결과, 전반적으로 이제껏 들어본 최고의 성능을 경험했고 내 호기심이 마음껏 충족되었다 생각했다. 물론 Wilson이 들려주는 깊이는 언제나 “괜찮았”지만, 이번 시청에서 첫 노트를 듣는 순간부터 난 이 ASR에는 여태 경험해 보지 못한 어떤 무한한 깊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거대하고, 넓은 스테이지는 심지어 출력이 다소 부족한 앰프에 물려도 충분한 깊이를 제공할 수 있는 스피커 시스템에서조차 느껴보지 못했던 것이다.

디스크를 매번 바꿔갈 때마다 Emitter II는 무대가 “저 멀리” 있는 듯한 진공관 앰프에서 느낄 수 있는 공간감을 제공했고 상하 공간감 또한 마치 바닥과 천정이 날아가고 없는 야외에서 음악 감상을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이 공간감은 거침 없는 분명한 음색과 더불어 멋진 삼차원적인 심상을 느끼게 해주었다. 한 달 반 동안 내 오디오와 함께 사용하는 동안 Emitter II는 나를 내내 놀라게 했으며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었다.

그것이 내가 알아차린 바이다. 이 녀석의 거부감 없는 편안함과 놀라운 청명함은 역시 Emitter II Exclusive만의 발군이라 할만한 업적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 물건을 집에 갖고 온 후 음악감상을 할 때마다 보다 자주, 보다 깊이 음악에 집중할 수 있었고, 이는 분명 내가 평생 살아오면서 경험하지 못했던 느낌이다.

Emitter II Exclusive는 다른 진공관 앰프에서 쉽게 느껴지는 “electronica”가 없었다. 또, 이것은 높은 옥타브에서의 넓은 공간감, 선명함, 그리고 특히 다른 진공관 앰프에서는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을 정도의 투명함을 제공했다. 중역 영역에서의 성능은 여느 진공관 앰프들처럼 풍족하고 넉넉했지만 여기에 발랄한 채색은 가미되지 않았다. 그리고 Emitter II의 MAXX2s의 우퍼에 대한 컨트롤 또한 굉장히 능숙했고 어떠한 형태의 뭉게짐도 느껴지지 않았다. 어쩌면 이것은 앰프의 놀라우리만큼 낮은 노이즈 레벨에 인한 것인지 모른다. 나는 지난 9월에 리뷰 했던 mbl 9007 모노블럭이 매우 노이즈가 적은 기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그렇긴 했지만 이 ASR은 그보다도 몇 단계나 더 노이즈를 감소시켰다.

ASR을 설치한 후 나는 영화 음악 compilation 앨범인 The essential Hollywood를 들었다. 나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타이틀곡의 매우 우수한 사운드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내가 앨범 쟈켓의 설명을 간단히 확인하다가 지휘자가 Charles Gerhardt 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이 트랙이 케네스 윌킨슨의 멋진 레코딩과, RCA Red Seal을 이용해 1974년의 Dynaflex vinyl에 녹음된 작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나는 이 앨범의 전체 세트를 갖고 있었고, 그래서 나는 오리지널 LP를 대신 들어보기로 했다. 사운드는 Dynaflex를 무색하게 할 만큼 놀라웠다. 현악의 거침없음과 관악의 톤과 질감, 오케스트라 전체의 생생한 무게 감, 표현의 스케일, 모든 것이 내가 이 자리에 앉아서 이제껏 경험해왔던 것 이상이다.

나는 다른 디스크를 들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에는 Prince Valiant, A Place in the Sun, Sunset Boulevard, 그리고 Bride of Frankstein등이 포함된 Sundet Boulevard: The Classic Film Scores of Franz Waxman을 들어보았다, 단순한 오케스트라의 폭발력으로는 Prince Valiant를 따라올 곡이 없었으나, A Place in the Sun의 sultry suite는 취한 듯 홀연한 색소폰 소리, 달콤한 피아노, 우아한 현악과, 반짝거리는 하프, 심장을 울리는 호른의 사운드를 통해 이 앰프에 대한 내 놀라움을 더 크게, 그야말로 엄청나게 가중시켰다. 현악기들의 거침없는 소리와 색소폰의 적극적인 음색, 피아노의 신비롭고 싱그러운 깨끗함, 그리고 호른의 매끄러운 모서리는 완벽하게 무르익은, 결코 오디오에서 나오는 것 같지 않은 압도적인 음향을 들려주었다.

이 음반의 멋은 내가 JA에게 측정을 위해 이 앰프를 우편으로 부쳐주는 대신, 직접 찾아와 청음 한 뒤 가져가도록 하고 싶게 만들 정도였다. 나는 그가 내가 듣는 그대로를 들어보았으면 했고 이를 통해 리뷰에 대한 큰 틀을 잡도록 도움 받고 싶었다. 미처 생각지 못했지만 내가 사용하는 Harmonic Technology CyberLight 케이블에 의한 채색이 있었는지의 여부도 알고 싶었다. 그러나 만약 여기에 측정 가능한 채색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나는 알아챘을 것이다. Emitter II는 내가 지금까지 사용해 본 중 가장 채색이 적은 기기임에 틀림이 없었다.

나는 이 앰프에 어떤 작은 결함이라도 찾아내기 위해 모든 것을 시도해보았다. MOSFET은 다소 부드러운 사운드를 들려줄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Emitter II는 락 음악을 듣기에는 지나치게 부드럽다는 말일까? 이를 시험해 보기 위한 음반을 찾다가 Jethro Tull의 Stand up앨범을 발견했다. 그러나 나는 거기서 어떤 심심한 “부드러움” 대신 A New Day Yesterday의 brash한 심벌 소리가 매우 알맞은 어택으로 적절히 재현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날카로운 순발력은 온전히 표현되고 있었고 충분한 광택과 함께 놀라운 깨끗함이 느껴졌다. Ian Anderson의 날카롭고 살아 숨쉬는 플루트는 공기와 금속의 멋진 조화 속에서 당당하게 스테이지 중앙 선두를 자리잡고 있었다.

매일 밤마다 나는 익숙한 앨범들을 집어 들고는 Emitter II가 나를 실망시킬 만한 음악이 혹시라도 있을까 하는 “헛된 꿈”을 꾸며 여러 번 반복해 듣기를 계속했다. 나는 여성 보컬의 LP 음반인 Nanci Griffith의 Storms, Janis Ian의 Breaking Silence, Canteloube의 Songs of the Auvergne 원판, 그리고 Marti Jones의 멋지지만 제 빛을 발하지 못했던 Used Guitars등이다. 어느 음악에서도 보컬의 목소리에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이는 ASR이 만들어내는 믿기 힘들 정도의 깊이가 결코 중 저역대의 무거움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주었다.

나는 Emitter II의 베이스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거의 10 년 이상 들어 본 적이 없는 Michael Murray Playing the Great Organ in the Methuen Memorial Music Hall을 들어보았다. 이 앰프는 MAXX2에서 나오는 근육질의 질감 좋은 오르간 베이스를 훌륭하게 재현해주었다. 나는 이어 내 친구인 덴 슈바르츠가 괴물 같은 베이스 연주를 하는 Jon Hassell의 City: Works of Fiction을 들어보았다. MAXX2나 앰프는 이 LP의 어느 한 구석도 간과하는 법이 없었다.

Emitter II의 다이내믹 한계를 보여 줄 만한 음반을 찾기 위해 나는 작년에 구해놓았던 수 천 개의 클래식 LP들을 찾아보았고 마침내 Pierre Dervaux가 지휘한 Vincent d’Indy의 Istar 라는 놀라우리만큼 신비로운 음반을 찾아냈다. 이 음반이야말로 ASR의 공간 재현 능력과 매우 우수한 다이내믹 능력을 발휘하게 해주는 녀석이었다.

나는 앰프가 각 파트 특유의 음색을 구분 지어 재현해내는 능력을 시험하기 위해 내가 아끼는 Roy Orbison의 원판과 리이슈 앨범들을 들어보았고 이를 통해 나는 Emitter II가 굉장히 중립적이고 사실적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꼈다. Everything, Ecstatic, Part 2등의 일렉트로닉 음악의 소리는 모두 만족스러웠다. 마지막으로 나는 내 귀에서 피를 흘리게 만드는, 아무리 좋은 오디오라도 Bose Acoustimass정도로 격하시켜 버리는 엉터리 앨범들도 들어보았다. 결국 엉터리는 여전히 엉터리였다.

그러나 나는 최고급의 앨범들로 Emitter II를 과잉 대우 하기보다는, 매일 밤 내가 즐겨 듣던 디스크와 때로는 몇 년, 심지어 몇 십 년이 지난 음반들을 무작위로 들으며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매력을 재발견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화려하면서, 사실적인 설득력을 갖춘 데다가 다른 한 편으로는 입체적인 요소가 촉각으로 느껴지는, 훌륭한 완성도를 가진 이 앰프의 성능을 나 스스로가 즐기고 있었다.

결론

네 개의 박스로 된 ASR Emitter II Exclusive는 내가 지금까지 사용해 본 장비들 중 가장 중립적인 성향을 띄고 있다는 것으로 판명 났다. 음색은 진공관이나 트랜지스터 앰프가 가진 전형적인 성향이 딱히 묻어나지 않았다. 트랜지스터 앰프 특유의 극단적인 건조함이나, 베일 듯 한 날카로움, 뭉개진 베이스 등은 Emitter II Exclusive의 해당사항이 되지 못했다. 솔로 바이올린과 하프시코드에서부터 전체 오케스트라의 클라이막스에 이르기까지 이 앰프는 가능한 지금까지 나의 시청실에서 들어본 중 가장 중립적이었고 따라서 사실적인 사운드의 이미지를 제공해 주었다. 이러한 사운드는 마치 스피커를 통해 듣는 음악이 아닌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고 여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든, 초보자든, 나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러분이 이 기기에는 별도의 프리 앰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기억했으면 한다. 다만, Emitter II를 사용하면서 겪어야 될 가장 큰 문제점은 이 큰 기기들을 놓아 둘 적당한 장소를 찾기가 힘들다는 것인데, 특히 소스 기기를 좌우에 배치하고 앰프를 스피커의 중앙에 놓는 많은 사용자들에게는 Emitter II를 배치하는 일은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만약 4 개의 기기들을 스피커 가운데에 배치하려 한다면 전체 시스템을 새롭게 배치하거나 아니면 기기마다 값비싼 interconnect를 길게 연결해야 할 것이다. 다른 방법은 manlet skipjack과 같은 passive switcher를 사용하는 것인데, 필자의 경우 소스와 Emitter II를 연결하기 위해 매우 정교하게 제작된 skipjack를 사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앰프 본연의 맑고 순수함에 어느 정도의 거칠고 각진 느낌이 첨가되는 느낌을 감출 수 없었다.

Postscript

Emitter II Exclusive가 제공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고 난다면 그 기기의 진가를 제대로 깨닫게 되는 때는 기존에 사용하던 기기를 다시 설치했을 때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워밍업이 끝나고 나니 분명 나의 Reference Musical Fidelity kWP 프리앰프와 kW 파워앰프도 훌륭한 기기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이것들은 이것들 나름대로의 우수함을 지니고 있었다. 거짓말 안하고 제아무리 ASR이라도 나의 이 기기들을 순간적으로 불만족스럽거나 재미 없는 장비로 전락시킬 수는 없었다. kW의 거대한 power reserve는 ASR만큼 우수한 표현력을 어렵지 않게 발휘해주었고 mF콤보의 다이내믹 또한 결코 ASR Emitter II Exclusice의 그것에 뒤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2005년 겨울에 리뷰 한 바 있는 만 달러의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었던 kW의 동생 격인 kW 750과 비교했을 때 kW는 소리가 다소 앞으로 치우친 느낌과 함께 차가운 느낌이 든다. 물론 이런 싸늘함은 매우 맑고 듣기 좋은 음색으로 어느 정도 보상되는 듯 했다.

그렇다. 지금 리뷰를 쓰며 의자에 앉아 ASR에서 나를 그토록 감탄시켰던 Franz Waxman의 음반을 들어 보니 분명 조금 더 차갑고 치우친 느낌이 느껴진다. 그러나 또 다른 한 편으로는 보다 풍성한 공간감과 다이내믹, 그리고 선명함이 내가 ASR의 사용을 중단한 이후로 잃어버렸던 매력을 한 단계 개선해 주고 있는 듯 하기도 하다. ASR에 길들여진 내가 이 충동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 지.